일상잡념

지극히 주관적인 영화 '극한직업' 후기 - 천만영화 실화냐.....(스포주의)

spicapica 2019. 2. 11. 21:36

천만을 넘겼다는 그 영화!


보지않고서는 인싸가 될 수 없다는 그 영화!


극한직업을 보고 온 후기...


(스포주의)(주관주의)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어...음....


영화를 보고 든 생각


'이걸 천만이나 봤다고...?'

'이게 재밌다고...?'


우선 내가 이병헌 감독과 개그코드가 하나도 맞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고..


근데,, 마음한켠에 드는 생각은 '과연 이게 '내 취향'만의 문제일까?' 하는 것.


쉴새없는 대사 '티키타카'로 말장난 웃음을 노렸다는 건 알겠는데

오글거림은 나의 몫이었다....


뭐랄까... 김은숙 작가의 오글거리는 대사를 듣는 기분이랄까


내가 김은숙 작가 드라마를 안 좋아하는 이유는


대사 자체에서 '나 지금 ㅈㄴ 멋있는 대사 중이거든' 

'나 언어의 마술사임ㅇㅇ'

하는 거들먹거림투가 느껴져서다


대사에 너무 힘을 줬다는게 느껴지니까 그게 오히려 촌스러운 느낌.


극한직업 대사에서도 그것이 고대로 느껴졌다 ㅠㅠ

'나 지금 ㅈㄴ 언어유희 오지거든'

'나는 절대 너를 웃기려는게 아니라 진지한거임'하면서 능청스러운척하는 대사들...

근데 그 대사들이 캐릭터의 전형성 안에서 충분히예측가능해서

웃음이 터지질 않았다


'웃길려고'하는 대사인걸 너무 알겠는 대사들이 나올때마다

나의 동공은 흔들리고... 

소개팅에서 만난 상대방이 웃음을 노리고 던진 농담에

안웃긴데 어색하게 웃어줘야하는 민망한 그 느낌적 느낌 

속으로 '하지마!! 제발 하지마!!'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클라이막스에서, 마약 패거리들과 마약반 형사들이싸우는 부분에서는

'이건 뭐죠...'


코미디라는 장르상, 현실성보다는 과장이 두드러질 수 밖에 없다는 걸 가정하더라도


마약반 형사들이 목숨걸고 마약 운반책 우두머리들을 잡아들이려고 하는 상황에서


마약에 취해서 헤롱헤롱 거리는 막내 형사를 싸움에 내보낸다??

야구부 출신이라서 맷집이 쎄서 맞고도 끄떡없다??

헤헤헤 웃으면서 팔을 휘두르니 깡패들이 모두 쓰러진다??

여자형사는 알고보니 무에타이 아시아 참피온이었다??

나니고레??


영화적 설정이니까 이해해야하는거라 하지만서도..


'웃을려고 보는영화에 뭐 그리 진지할필요 있겠냐'하겠는데


문제는 안 웃겼다는것 ㅠㅠ


영화 '쿵푸허슬'을 보면서 "아니, 사람 몸이 고무도 아니고 어떻게 저렇게 됩니까!!!"하지 않듯이,


어느정도 영화적인 과장 표현은 너도나도 인정하고 넘어가야 한단 것쯤은 안다


근데 그 과장법이 너무 작위적이고 전형적이어서 재미를 떨어뜨렸단 얘기다.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물론 영화관에서 빵빵 터지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이 영화를 재밌게 보고 온 사람들도 분명 있을거다


사람마다 유머코드는 다르기 때문에 지극히 나 혼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1000만명이나 이 영화를 봤다는 것이니!


나는 그 1000만명과 유머코드가 달랐나보다....


나는 오히려 뚜렷한 취향이 별로 없는 '주류'문화에 물든 사람 중 하나인데 

어째서 이 영화에 있어선 '비주류'에 속하게 된 것일까...


어쨌거나 이 영화는 내가 남자친구와 손잡고 들어가서


각자 서먹해져 하나로 떨어져 나오는 기적을 일으켰다


이 영화를 보자고 제안한 나는 대역죄인이 되었다


당분간은 트라우마가 생겨서 영화관에 못갈거 같다ㅋ...